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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상사 산문집『작은 창에 달빛 가득하니』. 저자의 젊은 시절 삶과 고뇌 그리고 진리를 향산 갈망을 오롯이 담은 책이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동안 주로 청탁에 의해 썼던 글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40년에 걸쳐 저자가 생각한 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동안 축적된 저자의 지적 노력의 결과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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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핀 꽃이 아름답다…..
내 삶의 터전은 주로 서해안 근처였다.
그래서 일출보다는 일몰에 더 익숙하다. 매일 저녁, 서쪽 히늘을 곱게 물들이는 노을이 기다려지는 건 어쩌면 태생성에 기인한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영산대학에 근무할 때도 익산 총부에 일이 있거나 회의에 참석하고 되돌아갈 때면 빠르고 편리한 고속도로를 택하지 않고, 일부러 부안 해안가로 둘러서 가곤 했다. 그것은 천천히 저무는 낙조를 보기 위함이었다.
옅은 운무를 배경으로 소나무 사이로 서서히 지는 해는 운치가 있어서 멋스럽다. 그런가 하면 청명한 하늘에서 붉은 태양이 바다로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은 웅혼하여 성스럽다. 그리고 태양이 완전히 지고 나서 남는 붉은 잔영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나는 갓길에 차를 세워 두고 한참 동안 그 잔영을 바라보며 우수에 잠기기도 하고, 잠시 나를 잊기도 하였다.
나이가 젊거나 늙거나 간에 황혼의 모습을 염두에 두고 자기의 삶을 경영한다면 지혜롭다고 할 것이다. 모든 일을 할 적마다 이것들이 결국 나의 미래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내면서 나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글들은 나의 2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동안, 주로 청탁에 의하여 썼던 것을 다소 가감하고 윤문하여 출판하게 되었다. 그래서 무엇을 주제로 한 글이 아니고 그때그때 청탁자로부터 주어진 주제에 부응하여 글을 썼던 것 같다. 그런데 청탁자는 주로 독자들의 독서 경향을 생각하면서 나에게 글을 부탁하므로 독자들의 원하는 방향이 실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은 서로 보이지 않지만 음으로 양으로 관계와 관계 속에 엮여 있는 것이 분명하다.
20대부터 60대까지 약 40년에 걸쳐서 나의 사고(思考)한 바를 적어 놓은 것이어서 지금 입장에서는 시의에 적절치도 못하고 너무 감상적이며 교훈적인 면이 많아서 출판하는 데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평소 언설로 나타난 세계보다 내면의 뜻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듯하다. 그래서 언설로 표현하는 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나의 의식 속에는 항상 온달보다 반달이 더 좋고, 다 핀 꽃보다는 반쯤 핀 꽃이 더욱 좋다. 모두 말하기보다는 좀 덜함이 좋다는 것 이다.
그러나 청탁 받은 글을 쓰면서 표현하는 것이 내용을 더욱 충실하게 하고, 또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며,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던 것 같다.
언설이란 마음작용 즉 승화된 정서와 사물과 진리에 대한 정확한 지각 또는 역경을 이겨 가는 의지작용을 내용으로 하고, 더 나아가서 성자들의 정신적 혼을 이해하고 그것을 담아내는 데 걸맞은 도구라고 여겨진다. 내가 만일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다면 그동안의 축적된 지적 노력의 결과물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활자화하여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책을 낸다는 것은 어쩌면 내 과거의 한 단면을 들춰 분신(分身)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과 같다. 이 작은 분산이 나의 황혼에 사마귀와 같은 불필요한 점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흰 구름으로 황혼을 운치 있게 장식하는 장식물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인지 독자들에게 좀 더 느낌이 있는 분신이 되었으면 하고 다듬어 보려 하나 역시 쉽지가 않다. 성자들은 인류의 가슴마다에 그 분 특유의 분신인 부처님의 자비(慈悲), 공자님의 인(仁), 예수님의 박애(博愛), 대종사님의 원만(圓滿)함 등등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다. 그리하여 그 분들의 분신이 우리 마음에 담겨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작용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부처님과 성자만이 분신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에게도 모두 특유의 개성이 분신이 되어 사회적 평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내 삶에 있어서 이 책은 좋든지 싫든지 나의 분신이 되는 것이 틀림이 없는 것이다. 다만, 소박하고 운치가 있는 분신이 되어 독지들의 삶에 의미 있는 반려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수고한 법동지들에게 고마운 마음 금치 못하겠다. (2012년(원기 97) 6월 초여름 경우선방에서 장응철 합장)
ABOUT THE AUTHOR 
경산 장응철 상사는 원불교 성직자로 1940년 전남 신안군 장산면 다수리에서 출생했다. 1960년에 당시 원불교 종법사인 정산종사를 뵙게 되면서 ‘정치가가 되려는 꿈’을 접고 원불교에 입문과 동시에 전무출신을 서원했다.
4년 동안 교정원 총무부 서기를 마치고 1961년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에 입학, 1968년 졸업했다. 첫 발령지로 원불교의 성직자들을 양성하는 영산선원에서 근무하였다. 이후, 원불교 교정원 총무부 과장, 서울사무소 사무장, 총무부장, 청주교구장, 영산대학학장, 영산사무소장, 서울교구장, 교정원장, 중앙중도훈련원장을 역임했다. 1975년 정남을 서원하였으며, 1988년 정수위단원에 피선되었고, 2000년 종사 서훈을 받았다. 2006년에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종법사에 추대되었다.
종법사 재임시절, 대산종사가 제창한 세계평화를 위한 3대 제언(종교연합운동, 세계공동시장개척, 인류심전계발운동)의 실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등 지난 12년 간 종교연합운동과 종교간 협력을 통한 세계 평화에 노력해 온 경산 상사는 2018년 은퇴 후 원불교 세 번째 상사로 지내고 있다.
주요 저사로는 일원상서원문 《마음달 허공에 뜨다》, 참회문 《죄업으로부터의 자유》, 《작은 창에 달빛 가득하니》가 있고, 불조요경 중에서 금강경 《생활 속의 금강경》, 반야심경 《자유의 언덕》, 수심결, 목우십도송《마음소 길들이기》, 고경《노자의 세계》《육조단경》등의 해설서가 있다.
CONTENTS 
1장 · 마음에서 비롯되다
아버지의 소포
어머니의 안경
고향 바다와 영산호수
철든다는 것
그리운 사람
소유물로부터의 해방
죄악으로부터의 자유
어머니의 유훈
여백 – 어느 날의 일기에서
본래 자리로 돌려놓기
마음에서 비롯되다
걷는다는 것
2장 · 영성 맑히는 소리
작은 창에 달빛 가득하니
소 길들이기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르네
매화 이야기
여백의 아름다움
나이 앞에 ‘흔’ 자
묵은 김치
가을을 거니는 사람
겨울 산책 길
붉은 감과 불효
종소리의 여운
3장 · 수도인의 즐거움
참 나의 발견
석가모니불은 왜 수염이 없지?
주려는 사람, 받으려는 사람
마음의 자동문
마음의 흔적들
마음은 보배구슬
소태산 대종사의 깨침
여운을 남기는 사람
소태산의 혈심제자
수도자의 의미
수도인과 고독
4장 · 후학들에게
자유에 대한 명상
사람농사와 철든 농부
생명의 신비
부처님 종자
괴로움과 근심
11과목과 자성의 안택
마음 사용하는 기술
나를 어떻게 가꿀 것인가
지혜의 보고, 천지자연
5장 · 삷과 죽음에 대한 명상
나의 생사관 1
나의 생사관 2
나의 생사관 3
나의 생사관 4